강용욱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신경치료라고 하면 신경을 죽이는 치료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신경치료가 없었다면 치아가 시리고 아파서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았을 것이다. 표현 자체가 신경을 죽이는 치료라고 하다 보니 자칫 치아를 죽이는 것으로 오해해 정작 치료가 필요한데도 미루다가 더 큰 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경치료는 혈관, 림프조직, 신경조직 등 섬유조직이 들어있는 치관(치아의 머리 부분) 내부의 작은 공간과 뿌리부위의 작은 관에 있는 염증과 세균을 제거하고 인공물질을 채워 넣는 치료다. 치아 내부의 염증과 세균을 제거하기 때문에 치료 후 치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신경치료 대상자는 충치, 너무 차거나 뜨거운 온도로 인해 치아내부 조직에 염증이 생겨 손상된 경우, 치아에 금이 간 경우, 치아가 심하게 마모된 경우 시행한다. 물론 오래된 외부자극에 의해 만성으로 진행돼 치아의 뿌리 끝이 녹아 마취 없이 신경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신경치료 과정은 통상적으로 마취 후 치아상층부의 치질과 치아내부의 비정상적인 염증조직을 제거하고 기구와 소독액으로 염증과 세균을 제거한다. 이후 빈 공간에 생체친화적 물질로 채워 넣는다.
이는 간단해 보이지만 치아뿌리에 있는 작은 관의 폭이 매우 좁아 약 0.1~0.2mm의 기구로 치료해야할 때도 많아 정밀한 작업이다. 치아내부의 작은 관이 앞니나 어금니처럼 하나인 경우 1~2회 치료로 끝나지만, 큰 어금니처럼 작은 관이 여러 개이거나 뿌리 끝의 염증이 큰 경우 여러 번에 걸쳐 신경치료를 하게 된다.
신경치료는 통증이 전혀 없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면 통증이 나아지지만, 심한 경우 2~3일 정도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치료 중일 때는 치아에 금이 가거나 깨질 수 있어 음식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임시치아를 씌워주기도 하며, 치료 후에는 크라운이라는 보철물로 감싸주어야 치아를 보존할 수 있다.
신경치료가 항상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치아뿌리 끝으로 갈수록 치아내부의 관이 그물망처럼 퍼져 있거나 치아재부의 염증과 세균을 제거해도 다시 증식되는 경우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또 치아자체의 기형으로 치아관이 일반적인 둥근 형태가 아니라 넓은 반달형인 경우 세균을 제거하고 공간을 메우기 어려워 치료가 힘든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뿌리 끝에 염증이 없는 경우 약 95% 전후, 뿌리 끝에 염증이 있는 경우 약 85% 전후, 재신경치료의 경우 60% 전후의 성공률을 보인다.
신경치료 후에도 주의해야할 사항들이 있다. 마취가 풀리는데 2~3시간 정도 걸리는데, 이때 혀나 볼을 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식사는 마취가 완전히 풀린 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음식 섭취 시에는 가급적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피하여 섭취하고 크라운 보철물로 마무리하기 전까지는 임시 재료를 충전해 놓은 상태이므로 반대쪽 치아로 식사를 해야 한다.
또한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통증을 참기보다는 치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고 지속적으로 통증이 심하다면 치과에 연락 후 내원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신경치료는 출혈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음주나 흡연을 할 경우 몸 안에 혈액순환이 빨라져, 피가 많이 나고 붓기가 심해지며, 염증을 더 번지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면역기능까지 저하시켜 회복이 지연되기에 신경치료 후 음주와 흡연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고르다치과의원 강용욱 원장)